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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에스피지·에스비비테크·로보티즈, 휴머노이드의 관절에서 누가 돈을 벌까?

2026.09.25 발행

휴머노이드가 걷고 물건을 옮기는 장면을 보면 자연스럽게 관절 부품에 관심이 쏠린다. 로봇 생산이 늘어날수록 몸을 움직이는 모터와 감속기, 액추에이터도 더 많이 필요할 것이라는 기대다.

국내 기업의 실제 공급계약도 나오고 있다. 에스비비테크는 지난 8월 휴머노이드 로봇용 정밀 감속기 공급계약을 공시했다. 에스피지는 기존 모터·감속기 사업에서 로봇 액추에이터로 제품군을 넓히고 있으며, 로보티즈는 통합 액추에이터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용 제품과 로봇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세 회사가 매출을 늘리고 이익을 남기는 과정은 서로 다르다. 기존 사업의 규모와 수익성이 다르고, 공급하는 제품의 범위도 겹치면서 차이가 난다. 로봇에 어떤 관절 설계가 채택되느냐에 따라 필요한 부품의 조합도 달라진다.

현재 공개 자료는 국내 업체들의 사업 기회가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기회가 어느 회사의 지속적인 이익으로 연결되는지는 고객의 제품 채택, 반복 납품, 양산 원가를 함께 봐야 판단할 수 있다.

1. 에스비비테크의 19억원 계약, 무엇이 확인됐나

에스비비테크가 2026년 8월 24일 공시한 계약의 공급 품목은 휴머노이드 로봇용 정밀 감속기다.

계약금액은 약 19.2억원으로, 2025년 회사 전체 매출의 **26.7%**에 해당한다. 계약 상대방은 국내 로봇 제조회사이며, 회사명은 비밀유지 요청에 따라 공개하지 않았다. 계약기간은 2026년 8월 21일부터 2028년 4월 29일까지다. 에스비비테크 공급계약 공시

이 공시의 의미는 휴머노이드용 감속기가 구체적인 구매주문으로 연결됐다는 데 있다. 공급 품목과 금액, 납품기간이 정해졌다는 점에서 제품 개발이나 적용 가능성에 관한 발표보다 사업적 진전이 분명하다.

다만 계약금액 19.2억원을 올해 매출로 그대로 합산할 수는 없다. 공시상 구매주문서의 최종 공급 예정일은 2028년 4월 29일이며, 연도별 납품액과 매출 인식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대금 지급 조건은 제품 공급 후 익월 말 현금 지급으로 명시돼 있다. 계약, 납품, 매출 인식, 대금 회수 사이에 시차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 계약을 평가할 때는 두 가지를 함께 읽어야 한다. 회사 규모에 비해 의미 있는 주문을 확보했다는 사실, 그리고 실적에 반영되는 금액과 시점은 실제 납품 진행에 따라 확인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후 같은 고객의 추가 주문이나 다른 고객으로의 공급 확대가 나타난다면, 일회성 계약을 넘어 사업의 반복성을 판단할 근거가 쌓인다.

2. 감속기와 액추에이터는 무엇이 다른가

세 회사를 이해하려면 로봇 관절을 구성하는 제품부터 구분할 필요가 있다.

모터는 전기에너지를 움직임으로 바꾼다. 감속기는 모터의 회전속도를 낮추면서 토크, 즉 회전시키는 힘을 높이고 원하는 움직임을 구현하도록 돕는다.

액추에이터는 관절을 실제로 구동하는 장치다. 제품마다 구성이 다르지만, 로보티즈의 다이나믹셀은 모터·감속기·센서·제어기·통신 기능 등을 하나의 모듈에 통합한 형태다. 고객은 이를 활용해 관절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다.

세 회사는 이 관절 구동 시장에 서로 다른 기반을 가지고 참여한다.

회사주요 사업 기반휴머노이드와 연결되는 제품·확장 방향
에스피지(058610)기어드모터·정밀감속기로봇용 감속기와 SDD 액추에이터
에스비비테크(389500)정밀감속기·특수 베어링휴머노이드용 감속기 공급, 구동 모듈·액추에이터 확장
로보티즈(108490)다이나믹셀 액추에이터·정밀감속기·로봇 플랫폼QDD 방식의 다이나믹셀 Q와 휴머노이드 플랫폼

자료: 각 사 반기보고서 및 공식 제품 소개.

에스피지는 공식 제품군에 파동기어 방식과 사이클로이드 방식의 로봇감속기, 유성감속기, SDD 액추에이터 등을 소개하고 있다. 에스비비테크도 반기보고서에서 감속기와 베어링 기술을 바탕으로 모듈·액추에이터 사업을 확대한다고 설명한다. 로보티즈는 액추에이터뿐 아니라 정밀감속기와 로봇 플랫폼도 사업 영역에 포함한다. 에스비비테크 반기보고서 · 로보티즈 반기보고서

따라서 세 회사의 역할을 ‘감속기 업체’와 ‘액추에이터 업체’로 완전히 나누기는 어렵다. 각자의 강점에서 출발해 공급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확장 과정에서 경쟁 영역도 겹친다.

사업적으로 중요한 차이는 고객에게 어느 범위까지 공급하느냐다. 부품 업체는 해당 부품의 정밀도와 내구성, 가격으로 경쟁한다. 통합 모듈 업체는 여러 부품을 결합하고 제어하는 성능까지 책임진다. 공급 범위를 넓힐 기회가 있는 만큼 개발과 품질 관리의 부담도 커진다.

3. 같은 관절 시장을 보지만, 현재 실적은 다르다

2026년 상반기 실적은 세 회사가 서로 다른 출발점에 있음을 보여준다.

회사상반기 매출액상반기 영업손익
에스피지 — 연결약 1,696.0억원약 84.8억원 이익
에스비비테크 — 개별약 44.8억원약 48.0억원 손실
로보티즈 — 연결약 272.1억원약 98.6억원 손실

기간은 2026년 1월~6월이며, 각 회사 전체 사업의 공시 실적을 억원 단위로 반올림했다. 휴머노이드용 제품만의 매출이나 손익은 아니다.
출처: 에스피지 반기보고서 · 에스비비테크 반기보고서 · 로보티즈 반기보고서

에스피지는 기존 사업 위에 로봇용 제품의 성장을 더하는 구조다.

에스피지는 모터와 관련 제품을 여러 산업에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회사 전체의 이익을 로봇 사업의 성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반기보고서에서도 정밀감속기 일부는 동력모터·유성감속기·모션카메라 등과 함께 묶여 제시돼 있어, 해당 항목 전체를 로봇 매출로 계산하기 어렵다.

에스피지에서 중요한 변화는 로봇용 감속기와 액추에이터가 기존 사업에 얼마나 큰 매출을 추가하는지다. 신제품의 채택과 납품이 늘어나면서 회사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는지를 봐야 한다.

에스비비테크는 감속기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을 함께 증명해야 한다.

상반기 감속기 매출은 약 14.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1.5%**였다. 2025년 연간 감속기 매출 약 14.7억원에 근접한 규모다. 감속기 사업의 매출 확대는 확인된다.

그럼에도 상반기 회사 전체 영업손실은 약 48.0억원이었다. 감속기 판매가 늘어나는 흐름과 회사 전체의 흑자 전환은 별개의 단계인 셈이다. 앞으로는 납품 확대가 생산 원가와 비용 부담을 얼마나 흡수하는지가 중요해진다.

로보티즈의 반기 손실에는 성과보상 비용이 크게 반영됐다.

로보티즈는 반기보고서에서 2026년 1월 임직원 성과보상을 위해 교부한 자기주식 약 117.8억원을 1분기 판매비와관리비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2분기 단독으로는 약 1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기 누적 손실과 분기 영업 흐름을 함께 읽어야 하는 이유다. 공시된 손실은 그대로 인정하되, 손실의 발생 원인을 구분해야 제품 판매와 사업 경쟁력을 더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로보티즈는 같은 보고서에서 휴머노이드와 다이나믹셀 Q의 개발·양산체제 구축을 위한 설비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투자에 따른 생산능력 확대와 매출 성과가 2027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회사가 제시한 계획과 예상이다.

4. 관절 설계가 바뀌면 필요한 부품도 달라진다

휴머노이드 시장을 볼 때 놓치기 쉬운 변수는 관절 설계다. 로봇 생산대수가 늘더라도 모든 로봇에 같은 종류의 감속기가 같은 수량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에스피지가 소개하는 SDD는 낮은 감속비와 고토크 모터를 결합한 구동 시스템이다. 로보티즈도 다이나믹셀 Q에 QDD, 준직구동 방식을 적용한다고 설명한다. 낮은 감속비의 기어와 모터, 제어기를 조합해 관절의 반응과 힘 제어를 구현하는 접근이다.

로보티즈의 기술 설명에 따르면 높은 감속비를 사용하는 구동장치는 작고 강한 힘을 내는 데 유리하지만,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에 관절이 반응하는 특성에는 제약이 생길 수 있다. QDD는 낮은 감속비와 고토크 모터를 조합해 외부 힘과 움직임에 대응하는 특성을 확보하려는 방식이다.

이는 로봇이 물건을 잡거나 사람·주변 환경과 접촉할 때 어떤 움직임을 구현할 것인지와 연결된다. 정확한 위치로 움직이는 능력에 더해, 접촉하면서 힘을 조절하는 능력도 관절 설계의 과제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QDD를 ‘감속기가 없는 관절’로 이해하면 부정확하다. 로보티즈가 공개한 다이나믹셀 Q 제품에는 20:1, 25:1 등의 감속비가 명시돼 있다.

부품 업체 입장에서는 로봇 시장의 성장뿐 아니라 고객이 선택하는 설계 방식에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의 요구에 맞는 감속기와 모터를 공급하거나, 이를 통합한 구동장치를 제시할 수 있어야 실제 채택으로 이어진다.

5. 춤추는 로봇과 공장에서 계속 일하는 로봇

관절의 성능을 볼 때도 숫자의 의미를 구분해야 한다.

로보티즈가 공개한 다이나믹셀 Q의 QC060-200-R020-RE 모델은 최대 토크를 30.0Nm, 연속 토크를 10.6Nm로 각각 제시한다. 해당 제품군은 공식 페이지에 잠정 사양을 뜻하는 ‘Preliminary’로 표시돼 있다.

최대 토크는 큰 힘을 낼 수 있는 성능을, 연속 토크는 정해진 조건에서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 성능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지표다. 최대 수치만으로 장시간 반복 작업 능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공장에서 로봇을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동작의 성공 여부와 함께 반복 작업 중의 발열, 내구성, 고장과 정비 부담도 중요하다. 관절 하나의 성능이 실제 작업 속도와 가동시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현대모비스의 아틀라스 액추에이터 공급 발표가 참고 사례가 된다. 현대모비스는 CES 2026에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아틀라스에 액추에이터를 공급하는 협력을 발표했다. 양사는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축적한 설계, 신뢰성 평가, 대규모 생산 역량과 비용 구조를 협력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이 사례는 로봇 관절 사업의 경쟁이 성능 시연에서 양산 품질과 공급 능력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세 국내 기업도 각자의 제품을 고객의 실제 작업 조건에 맞추고, 일정한 품질과 원가로 반복 공급할 수 있어야 사업 규모를 키울 수 있다.

📝 Editor’s Comment | Perspective

휴머노이드 관절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기회는 구체화되고 있다. 에스비비테크의 공급계약은 실제 구매 수요를 보여주며, 에스피지와 로보티즈의 제품 확장은 고객에게 제안할 수 있는 구동 방식이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세 회사를 평가하는 질문은 달라야 한다. 에스피지는 기존 사업에 로봇용 제품이 얼마나 큰 성장을 더하는지가 중요하다. 에스비비테크는 늘어난 납품이 회사 전체의 손익을 개선하는지가 관건이다. 로보티즈는 기존 액추에이터 사업의 영업 흐름과 새로운 제품·플랫폼에 대한 투자를 함께 읽어야 한다.

KSL은 이 시장의 핵심을 고객에게 채택된 설계를 반복 납품하며 이익을 남길 수 있는가에 둔다. 좋은 부품을 개발하는 능력, 고객의 제품에 들어가는 능력, 양산 과정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는 능력은 서로 연결돼 있지만 각각 증명이 필요하다.

따라서 현재 자료로 특정 기업을 최종 승자로 정하기는 어렵다. 대신 판단을 바꿀 근거는 분명하다. 제품 채택이 추가 주문으로 이어지고, 납품 확대가 매출과 이익에 함께 나타날수록 해당 기업의 사업 경쟁력을 더 강하게 평가할 수 있다.

📢 면책 조항 및 출처 안내

출처: 아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자료 확인일은 2026년 9월 25일입니다.

재무 수치는 각 회사의 공시 기준을 따르며, 본문의 억원 표기는 반올림했습니다. 제품 성능과 개발·양산 전망은 해당 기업이 공개한 자료에 근거하며, 독립적인 성능 시험 결과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투자 위험 경고: 이 글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KSL이 사실관계와 쟁점을 정리한 정보 제공용 포커스입니다. 본문에 언급된 기업·기관의 계획과 전망은 발표 당시의 판단으로, 실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특정 증권의 매수·매도를 권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투자 결정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습니다.

문의: 준수 및 저작권 문의는 ksb220805@gmail.com으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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