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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한국 vs 중국 배터리 | 중국 밖에서도 벌어진 격차, 돌파구는 어디에 있나?

2026.09.23 발행

작성일: 2026년 9월 23일

한국 배터리 산업의 어려움을 중국 내수시장의 크기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워졌다. 중국을 제외한 전기차 시장에서도 한국 업체들의 배터리 사용량은 줄었고, 중국 업체들의 배터리 사용량은 늘었다. 시장 전체가 성장하는 동안 나타난 변화라는 점에서 단순한 수요 둔화 이상의 문제다.

한국 업체들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현지 생산 확대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그러나 ESS에도 중국의 강력한 경쟁자가 있다. 앞으로의 경쟁은 어느 나라가 배터리를 더 많이 만드는지를 넘어, 어떤 고객에게 어떤 제품을 공급하고 그 과정에서 이익을 남길 수 있는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글은 전기차와 ESS용 배터리를 만드는 주요 셀 제조사를 중심으로 비교한다.


① 중국 밖에서도 한국의 배터리 사용량은 줄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1~7월 중국을 제외한 시장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316.2GWh로 전년 동기보다 25.8% 증가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합산 사용량은 86.1GWh로 8.9% 감소했다. 합산 점유율도 37.6%에서 27.2%로 10.4%포인트 낮아졌다.

업체배터리 사용량전년 동기 대비점유율
CATL107.5GWh+43.7%34.0%
LG에너지솔루션51.6GWh−1.7%16.3%
BYD33.4GWh+69.1%10.6%
SK온22.2GWh−9.9%7.0%
삼성SDI12.3GWh−29.4%3.9%

자료: SNE리서치. 2026년 1~7월 중국 제외 시장에 등록된 EV·PHEV·HEV의 배터리 탑재량 기준. 주요 비교 대상 업체를 기재했으며, ESS는 포함하지 않는다. (www.sneresearch.com)

‘중국 제외’는 중국 기업을 뺀다는 뜻이 아니다. 중국 이외 지역에 등록된 차량을 대상으로 집계한다는 의미다.

중국 업체의 성장 경로도 다르다. CATL은 여러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BYD는 자사 자동차의 해외 판매 확대가 배터리 사용량 증가로 연결된다. 한국 업체들은 주요 고객사의 판매 부진과 생산계획 조정에 영향을 받았다. 배터리 경쟁에는 제품 성능뿐 아니라 고객사의 차가 어디에서 얼마나 팔리는지도 작용한다. (www.sneresearch.com)

② 경쟁의 기준이 고성능에서 가격·제품 구성까지 넓어졌다

IEA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용량 가운데 LFP 비중은 55%를 넘었다. LFP는 니켈·코발트를 사용하는 삼원계와 다른 소재 구성을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보급형 차량이 확대될수록 고객이 요구하는 주행거리와 가격을 함께 맞추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가격 차이도 작지 않다. IEA가 집계한 2025년 중국 시장의 평균 배터리 팩 가격은 북미보다 30%, 유럽보다 35% 낮았다. 이는 전기차·저장장치용 제품과 수입품까지 포함한 지역별 평균으로, 동일한 한국산·중국산 제품의 가격을 비교한 수치는 아니다. 다만 각 시장이 마주한 가격 환경의 차이를 보여준다. (www.iea.org)

중국 업체가 저가 제품에만 머무르는 것도 아니다. CATL은 2026년 4월 LFP 기반 급속충전 제품과 삼원계 고에너지밀도 제품,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함께 제시했다. 회사가 발표한 성능을 서로 다른 조건의 경쟁 제품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여러 가격대와 용도를 동시에 공략하는 방향은 확인된다. (www.catl.com)

한국 업체가 대응해야 할 과제 역시 넓어졌다. 높은 에너지밀도가 필요한 고객을 유지하면서, 가격을 중시하는 고객에게 제공할 제품도 갖춰야 한다. 특정 기술 하나의 우수성만으로 전체 시장의 경쟁력을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③ ESS는 새로운 성장 시장이지만, 중국과의 경쟁도 이어진다

ESS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때 공급하는 설비다. IEA는 배터리 저장장치용 시장에서 LFP 비중이 90%를 넘는다고 설명한다. 전기차용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한 업체가 ESS를 확대하려면 고객뿐 아니라 제품 구성과 공급망도 함께 바꿔야 한다. (www.iea.org)

CATL의 실적은 이 시장의 경쟁 수준을 보여준다. 2026년 상반기 전 세계 ESS 배터리 사업 매출은 약 532.6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87.54% 증가했다. 중국을 포함한 ESS 사업 전체 실적으로, 앞서 살펴본 중국 제외 전기차 사용량과는 집계 범위가 다르다.

같은 기간 CATL의 ESS 매출총이익률은 23.96%였다. 전년 동기의 25.52%보다는 낮아졌다. 매출이 빠르게 늘어나는 시장에서도 이익률은 별도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이 수치는 연구개발비·판매관리비 등을 모두 반영한 영업이익률과는 구분해야 한다. (www1.hkexnews.hk)

따라서 한국의 ESS 확대를 평가할 때는 성장률만 볼 수 없다. 이미 규모를 갖춘 경쟁사와 맞서면서, 어떤 시장에서 고객을 확보하고 수익을 남기는지가 중요하다.

④ 한국 업체들의 대응은 어디까지 진행됐나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생산 전환이 매출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회사는 2026년 상반기 ESS 매출이 전년 동기의 4.6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전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 후반까지 확대됐다. 5월과 6월에는 GM 합작 2기 공장과 혼다 합작공장의 ESS 생산라인이 가동을 시작했다.

연말까지 북미에서 확보하려는 ESS 생산능력은 50GWh 이상이다. 이는 현재 출하량이 아니라 연말 목표다. 회사는 셀 공급에 더해 시스템 통합과 소프트웨어까지 제공하는 방향도 제시했다. 고객이 배터리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과정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려는 구상이다. (www.lg.co.kr)

삼성SDI는 ESS와 데이터센터용 고출력 제품을 함께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 백업 유닛(BBU), 유럽 전기차용 제품 등의 판매 증가를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각형 LFP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전력망용 ESS와 UPS·BBU는 모두 배터리를 사용하지만 역할과 요구 성능이 같지는 않다. 삼성SDI의 대응은 대규모 저장장치뿐 아니라 전원 공급의 연속성을 지원하는 고출력 제품까지 고객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볼 수 있다. (www.samsungsdi.com)

SK온은 공급계약과 소재 조달, 생산라인 전환을 연결하고 있다.

SK온은 미국 네오볼타 파워와 2027~2031년 총 9GWh의 ESS용 LFP 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생산은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추가 9GWh 규모의 협력도 추진하지만, 이는 별도 계약을 전제로 한 계획이다. (askinno.com)

9월에는 엘앤에프와 2026~2028년 약 1,600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 구매계약을 맺었다. 서산공장에서는 기존 생산능력 중 3GWh를 ESS용 LFP 라인으로 전환해 2027년 상반기부터 납품할 계획이다. 고객 확보와 소재 조달이 진행된 만큼, 다음 단계는 전환한 설비에서 계약 물량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것이다. (askinno.com)

⑤ 북미의 기회는 현지 생산과 공급망을 함께 갖추는 데 있다

미국에서는 배터리 가격 외에도 생산과 조달 구조가 사업 조건에 영향을 준다. 미국 재무부와 국세청은 2026년 2월 금지 외국기관(PFE, Prohibited Foreign Entity)의 물질적 지원 여부가 첨단제조 생산세액공제와 에너지저장장치 관련 세액공제 등의 적격성에 영향을 미치는 지침을 발표했다. (www.irs.gov)

한국 업체가 미국에 공장을 세웠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요건을 충족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소재와 부품을 조달하고, 관련 공급관계를 어떻게 구성했는지도 중요하다. SK온의 국내 LFP 양극재 조달은 이러한 공급망 대응의 한 사례로 볼 수 있다.

이 조건들은 한국 업체가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을 당장 따라잡지 않더라도 경쟁할 수 있는 영역을 만든다. 현지 납품과 조달 요건을 충족하는 제품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공급망 자체가 선택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지 공장이 있어도 주문이 부족하면 설비 부담은 남는다.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추는 것과 그 공장을 충분히 가동해 이익을 내는 것은 이어서 달성해야 할 두 과제다.

⑥ 실적 반전은 흑자 여부보다 이익의 구성을 봐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2026년 2분기 영업이익은 1,133억원이었다. 여기에 반영된 북미 생산보조금은 2,410억원이다. 보조금 반영분을 단순 제외하면 1,277억원의 영업손실에 해당한다. 이는 회사 전체 손익을 바탕으로 한 계산이며, ESS 사업 자체가 적자라는 뜻은 아니다. (www.lg.co.kr)

삼성SDI의 2분기 배터리 사업 영업이익은 1,593억원이었다. 회사는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함께 미국 생산세액공제 및 관세 환급도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SK온 역시 2분기 배터리 사업의 흑자 전환 배경으로 판매 확대, 고객 보상금 수령, 미국 세액공제 증가를 제시했다. (www.samsungsdi.com)

정책 지원도 현지 사업의 경제성을 구성하는 요소다. 다만 앞으로 이익이 얼마나 반복될 수 있는지를 판단하려면 제품 판매에서 생긴 개선과 정책 지원, 일회성 요인을 나눠 살펴야 한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세 가지다. 확보한 계약이 실제 출하로 이어지는지, 생산 증가로 공장 가동률과 단위당 비용이 개선되는지, 그 결과가 다음 분기에도 이익으로 남는지다. 이 연결이 확인돼야 ESS 전환이 발표와 생산능력 확대를 넘어 실적 회복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 Editor’s Comment | Perspective

현재 자료를 종합하면 중국 업체의 우위는 큰 내수시장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 해외 고객 확대와 제품 구성, ESS 사업 규모까지 경쟁 기반이 넓어졌다. 한국 업체의 대응도 LFP 제품, 현지 생산, 소재 조달과 신규 계약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한국의 돌파구는 경쟁 조건이 다른 시장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공급 능력을 갖추고, 이를 반복되는 이익으로 바꾸는 데 있다. 미국 현지 생산과 공급망 대응은 그 기회 중 하나다. 동시에 전기차용 제품과 고객 구성을 개선하는 과제도 계속된다. IEA에 따르면 2025년에도 전기차는 세계 배터리 사용량에서 70% 이상을 차지했다. (www.iea.org)

앞으로는 한국 업체들의 움직임을 전기차 경쟁력 회복과 ESS를 통한 사업 다변화라는 두 축으로 나눠 볼 필요가 있다. ESS 실적이 좋아져도 전기차 점유율은 더 낮아질 수 있고, 세계 점유율이 낮아져도 특정 시장에서 이익은 개선될 수 있다. 두 흐름을 구분해야 무엇이 회복됐고 어떤 과제가 남았는지 더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


📢 면책 조항 및 출처 안내

출처: 아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시장 통계와 기업 발표를 비교·정리했습니다. 자료 확인일은 2026년 9월 23일입니다.

시장점유율은 명시한 기간·지역·용도의 배터리 사용량 기준이며 기업 매출 점유율과 다릅니다. 생산능력과 공급계약은 실제 출하량·매출과 구분했습니다. 기업의 계획과 정책은 이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투자 위험 경고: 이 글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KSL이 사실관계와 쟁점을 정리한 정보 제공용 포커스입니다. 본문에 언급된 기업·기관의 계획과 전망은 발표 당시의 판단으로, 실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특정 증권의 매수·매도를 권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투자 결정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습니다.

문의: 준수 및 저작권 문의는 ksb220805@gmail.com으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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