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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AI 데이터센터는 전기를 어떻게 확보하나? | 한국 전력기기 기업의 기회와 경쟁력

2026.09.23 발행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려면 고성능 반도체와 서버에 맞춰 전력 인프라도 준비해야 한다. 필요한 전기를 확보하고, 시설 안으로 끌어와 각 서버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과정이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전력망 확장이 서로 다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전력 확보가 사업 일정과 입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조건이 되고 있다.

한국 전력기기 기업에는 이 과정에서 실제 주문이 발생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데이터센터에 전력기기와 배전기기를 함께 공급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했고, LS ELECTRIC은 기존 데이터센터 공급계약의 물량을 확대했다. 두 사례는 AI 투자가 전력설비 발주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경로를 보여준다.

이 글은 두 기업의 공개 계약과 사업 자료를 중심으로 한국 전력기기 기업의 기회를 살펴본다. 고객이 요구하는 시점에 장비를 공급할 수 있는지,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다음 세대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방식에도 대응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① 데이터센터는 빠르게 늘어나는데, 전력망은 같은 속도로 따라오기 어렵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6년 4월 발표한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2025년 485TWh에서 2030년 950TWh로 거의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체 데이터센터 기준이며, AI 중심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같은 기간 약 세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수요를 충족하는 데는 시간차가 있다. IEA는 데이터센터 건설에 일반적으로 1~3년이 걸리는 반면, 새로운 전력망은 계획과 인허가, 건설까지 5~15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미 충분한 전력망이 있는 지역과 대규모 보강이 필요한 지역의 사업 여건이 달라지는 이유다.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가 늘어도 원하는 지역의 데이터센터가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당 지역까지 전기를 보낼 선로와 변전설비, 시설에 연결할 용량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서버 설치 일정과 함께 전력망 연결 시점도 맞춰야 한다.

이 구조에서는 장비의 납기가 사업 전체의 일정과 연결된다. 우드맥킨지는 2026년 4월 보고서 소개에서 주요 전력설비의 조달 기간이 18~36개월에 이르며, 장비 공급 제약이 가격 상승과 프로젝트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범위가 모든 장비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력설비를 미리 확보해야 하는 배경을 보여준다.

② 전기를 확보한 뒤에도, 서버까지 전달하는 설비가 필요하다

전력 공급은 여러 단계를 거친다. 외부 전력망에서 받은 전기의 전압을 시설에 맞게 조정하고, 건물과 구역별로 나누어 공급하며, 최종적으로 서버가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해야 한다. 이 과정에 변압기, 배전반, 차단기, 전력변환장치 등이 들어간다.

변압기는 필요한 전압으로 전기를 바꾸고, 배전반과 차단기는 전력을 나누어 공급하면서 전기적 이상에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커질수록 시설 전체가 감당해야 하는 전력량과 함께 각 장비의 용량, 배치, 보호 방식도 달라진다.

AI 서버의 높은 전력 밀도는 시설 내부의 전력 전달 방식에도 부담을 준다. 엔비디아는 기존 교류 중심 구조에서 여러 차례 전력을 변환하는 과정이 고밀도 컴퓨팅 환경의 효율과 확장성에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력망 연결을 확보하는 문제와 건물 안에서 전기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문제가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한국 기업의 공급 범위도 이 여러 단계에 걸쳐 있다. HD현대일렉트릭과 LS ELECTRIC 모두 변압기와 배전 관련 제품을 공급한다. 두 기업을 각각 송전과 배전으로 완전히 나누기보다는, 실제 계약에서 어떤 장비를 묶어 공급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편이 사업을 이해하는 데 정확하다.

③ 한국 기업의 기회는 실제 계약에서 어떻게 나타났나

HD현대일렉트릭은 7월 2일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최대 1조1,212억원 규모의 장기공급 기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배전기기 5,539억원과 전력기기 5,673억원으로 구성되며, 북미 데이터센터에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이 계약은 데이터센터 구축 일정에 따라 실제 발주가 나뉘어 진행되는 구조다. 최대 기본계약 금액과 개별 발주, 납품에 따른 매출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사업 측면에서는 전력기기와 배전기기를 함께 공급하는 범위가 확보됐다는 점이 중요하다.

LS ELECTRIC의 사례에서는 기존 고객의 물량 확대가 나타났다. 회사는 8월 24일 북미 빅테크 데이터센터 전력설비 계약이 약 2,309억원으로 확대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6월 체결한 약 1,064억원 규모 계약에서 고객 요청으로 공급 물량이 증가한 것이다. 계약 기간은 최초 계약일인 2026년 6월 8일부터 2027년 1월 30일까지다.

전력 인프라 기업을 통한 공급 경로도 있다. LS ELECTRIC은 4월 블룸에너지와 약 3,19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해 미국 뉴멕시코 데이터센터 사업에 배전반과 변압기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8월에는 와이오밍 데이터센터에 저압 배전반 등을 공급하는 약 486억원 규모의 별도 계약도 발표했다.

이 사례들을 함께 보면, 데이터센터 투자가 장비업체에 전달되는 방식은 다양하다. 빅테크와 직접 계약하거나,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자의 공급망에 참여하고, 기존 프로젝트에서 후속 물량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초기 공급 경험이 다음 주문으로 이어지는지도 기업별로 추적할 수 있다.

④ 고객이 함께 구매하는 것은 장비와 공급 역량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기기와 배전기기를 묶어 공급하면 설계의 정합성을 높이고 납기·품질·사후관리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LS ELECTRIC은 미국 유타와 텍사스의 생산거점을 바탕으로 영업·설계·생산·서비스를 현지에서 수행하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장비별 성능에 더해 전체 설비가 계획대로 연결되고 운영되는지가 중요하다. 여러 공급자의 장비를 조합하는 과정에서는 설계 조건과 설치 일정, 시험과 유지보수 체계를 맞춰야 한다. 따라서 공급 범위를 넓히고 현장 대응 능력을 갖추는 전략은 고객의 프로젝트 수행 부담을 줄이려는 접근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지 생산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1년 미국 앨라배마에 생산법인을 설립했으며, 현재 제2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가 제시한 완료 목표는 2027년 4월이다. LS ELECTRIC 역시 미국 생산거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실적에서는 전력 인프라 수요 확대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LS ELECTRIC의 2분기 매출은 1조5,770억원, 영업이익은 1,78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2.2%, 64.4% 증가했다. 회사는 데이터센터 배전 사업과 초고압 변압기 사업이 성장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데이터센터 외에도 첨단 제조업 투자와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함께 반영됐다.

이를 바탕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경쟁 요인은 공급 경험, 현지 대응 체계, 여러 장비를 함께 제공하는 능력이다. 개별 기업이 설명하는 기술력과 납기상의 강점은 실제 공급 이력 및 후속 계약과 연결해 평가해야 한다.

⑤ 전력망을 기다리는 동안 대안을 찾지만, 그 대안에도 설비가 필요하다

전력망 연결이 늦어지자 일부 데이터센터 사업자는 현장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도 추진하고 있다. IEA는 미국에서 데이터센터용 현장 가스발전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장 발전 역시 발전설비 조달과 인허가, 안정적인 운영 조건을 갖춰야 한다. IEA는 가스터빈 공급 제약 등을 고려하면 현장 발전이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항상 더 빠른 전력 확보 경로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대부분의 데이터센터는 여전히 전력망 연결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전력 공급원을 다양화하더라도 시설 안에서 전기를 분배하고 제어하는 과정은 필요하다. 다만 사용하는 전원과 설계가 바뀌면 필요한 장비의 종류와 구성도 달라진다. 장비업체에는 고객의 전력 확보 방식에 맞춰 공급 내용을 조정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현장 발전의 확대는 전력기기 기업에 어떤 설비가 추가로 필요해지는지, 기존 설계에서 무엇이 바뀌는지를 살펴볼 문제다. 발전설비와 배전설비를 누가 공급하는지, 각각의 계약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따라 기업별 사업 기회도 달라진다.

⑥ 다음 경쟁은 전력을 전달하는 방식의 변화와 연결된다

엔비디아는 8월 공개한 설명에서 800V 직류 배전으로 전력 변환 단계를 줄이는 방향을 제시했다. 여기서 다루는 변화는 데이터센터 내부의 전력변환·배전 구조에 관한 것이다. 기존 교류 설비를 활용하면서 서버 랙에 800V 직류를 공급하는 방식과, 신규 시설을 직류 중심으로 설계하는 경로를 함께 소개했다.

당시 제시한 일정은 기존 시설에 적용할 수 있는 전력 랙을 2026년 하반기에 제공하고, 여러 서버 랙이 놓인 구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행 단위 전력설비를 2027년에 제공하는 계획이다. 서로 다른 단계의 시설이 각자의 조건에 맞춰 전환하도록 하는 접근이다.

이 변화는 전력기기 기업에 제품 개발과 시스템 설계의 과제를 함께 준다. 전력을 전달하는 전압과 방식이 바뀌면 변환장치와 보호장치, 제어 및 연결 방식도 이에 맞춰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LS ELECTRIC은 천안 사업장의 DC 팩토리를 기반으로 직류 배전 솔루션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경험은 차세대 데이터센터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로 볼 수 있다. 다만 엔비디아가 제시한 아키텍처에 참여하거나 특정 고객의 공급자로 선정됐는지는 별도의 계약·인증 자료로 판단해야 한다.

앞으로는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새로운 전력 설계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 시설에서 검증받는 과정도 사업 성과를 가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⑦ 해외 경쟁사의 증설까지 함께 봐야 호황의 다음 단계가 보인다

공급 확대는 글로벌 경쟁사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히타치에너지는 9월 15일 미국 미시시피에 5억2,800만달러 규모의 새 변압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생산 시작 목표는 2029년이다. 회사는 기존 인근 공장보다 생산능력을 두 배 이상 확대하고, 새 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공장의 변압기 생산을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생산기반을 확장하고 재편하는 투자다.

이 계획이 곧바로 공급 과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시장 여건은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가 얼마나 실행되는지, 공장 증설이 예정대로 진행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다만 해외 업체들도 현지 생산과 공급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장기 경쟁을 판단할 때 포함해야 한다.

한국 기업에서는 기존 고객의 반복 주문, 증설 시설의 생산 안정화, 계약 일정에 맞춘 납품, 새로운 전력 공급 방식에 대한 대응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요 증가가 기회를 만들더라도, 주문을 지속적인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하는 과정은 기업마다 다를 수 있다.

📝 Editor’s Comment | Perspective

KSL은 이번 변화에서 현재 확보한 주문이 고객의 반복 선택으로 이어지는가를 중요하게 본다. 공급이 부족한 시기에 수주한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수행하고, 고객이 다음 시설을 지을 때 다시 찾는 공급자가 되는 과정이다.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배전기기 묶음 공급과 LS ELECTRIC의 계약 물량 확대는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볼 사례다. 고객의 설비 구축 범위를 함께 담당하거나 기존 거래에서 후속 물량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지 생산과 서비스 체계는 이 관계를 이어가기 위한 기반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해외 경쟁사의 생산능력이 확대되고 데이터센터의 전력 설계가 바뀌면 고객이 공급자를 평가하는 조건도 달라질 수 있다. 이때 기존 고객의 반복 주문과 차세대 설비 대응 능력을 함께 확보하는지가 중요하다. 현재의 수주 규모에 더해, 납품 경험이 다음 프로젝트의 주문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추적해야 기업별 성장의 지속성을 더 구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 면책 조항 및 출처 안내

출처: 아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KSL이 사실관계와 사업 구조를 정리했습니다. 자료 확인일은 2026년 9월 23일입니다.

투자 위험 경고: 이 글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KSL이 사실관계와 쟁점을 정리한 정보 제공용 포커스입니다. 본문에 언급된 기업·기관의 계획과 전망은 발표 당시의 판단으로, 실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에디터 코멘트는 공개 자료에 대한 KSL의 해석이며 해당 기업·기관의 공식 견해와 구분됩니다. 특정 증권의 매수·매도를 권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투자 결정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습니다.

문의: 준수 및 저작권 문의는 ksb220805@gmail.com으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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