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를 액체에 담그는 장비, 반도체 공장의 공기 환경을 관리하는 설비, 배터리의 온도를 조절하는 냉각 시스템. 모두 열과 관련된 사업이지만, 고객이 제품을 구매하는 이유와 매출이 발생하는 과정은 다르다.
GST·케이엔솔·한중엔시에스를 이해할 때도 이 차이에서 출발해야 한다. GST는 반도체 장비 사업을 기반으로 서버 액침냉각을 확대하고 있다. 케이엔솔은 클린룸·드라이룸 등 생산시설의 환경을 구축하는 사업이 중심이다. 한중엔시에스는 ESS, 즉 에너지저장장치에 들어가는 수냉식 냉각 시스템과 부품을 공급한다.
세 회사를 비교하는 핵심은 ‘냉각 시장이 얼마나 커지는가’와 함께 ‘그 시장의 어느 부분이 이 회사의 주문으로 연결되는가’를 살피는 것이다.
액체로 식힌다고 모두 같은 기술은 아니다
액침냉각은 전기 절연성을 갖춘 냉각액에 서버를 담가 열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액체를 사용하는 냉각 기술에는 칩에 붙인 냉각판 내부로 냉각액을 순환시키는 방식도 있다.
엔비디아의 DGX GB200·GB300 공식 문서는 CPU와 GPU에 부착된 콜드플레이트로 냉각액을 보내는 구조를 설명한다. 일부 다른 부품에는 공랭식을 함께 사용한다. 따라서 AI 서버에서 액체냉각이 확대된다는 소식을 곧바로 서버 전체를 담그는 액침냉각의 확산으로 해석하면 시장을 잘못 읽을 수 있다. docs.nvidia.com
냉각 대상도 중요하다. 서버의 반도체를 식히는 장비와 ESS 배터리의 열을 관리하는 장비는 요구 성능, 설치 환경, 구매 고객이 다르다. ‘칠러’라는 같은 명칭을 사용하더라도 어떤 공정이나 시스템에 들어가는지에 따라 별개의 시장이 형성된다.
| 기업 | 현재 사업의 중심 | 냉각과 연결되는 주요 대상 |
|---|---|---|
| GST | 반도체용 스크러버·칠러와 서비스 | 반도체 공정 온도, 신사업인 서버 액침냉각 |
| 케이엔솔 | 산업용 클린룸·드라이룸·바이오 클린룸 등 | 생산시설의 공기·온습도 환경, 액침냉각 사업 |
| 한중엔시에스 | ESS 수냉식 냉각 시스템과 부품 | 충전·방전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는 배터리 |
이 차이를 알아야 같은 데이터센터 투자 뉴스가 세 회사에 서로 다른 의미를 갖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GST — 반도체 공정의 온도 제어에서 서버 냉각으로
GST(083450)의 본업은 반도체 공정용 장비다. 스크러버는 공정에서 배출되는 유해가스를 처리하고, 칠러는 공정에 필요한 온도를 유지한다.
2026년 2분기 회사 IR에 제시된 별도 기준 매출 구성은 스크러버 65%, 칠러 19%, 서비스 16%다. 액침냉각에 대한 관심이 커졌지만, 현재 사업을 이해하는 출발점은 반도체 고객사의 설비투자와 기존 장비 공급이다. gst-in.com
GST의 액침냉각 사업에는 실제 제품과 납품 이력이 있다. 같은 IR 자료에는 2023년 이상형 장비 고객사 납품, 2024년 단상형 장비 고객사 납품, 2025년 5월 LG유플러스 납품이 제시돼 있다. 단상형은 냉각액을 액체 상태로 순환시키고, 이상형은 액체가 증발하고 다시 응축되는 과정까지 냉각에 활용한다. gst-in.com
최근에는 장비와 서버, 냉각유를 함께 검증하는 협력이 이어지고 있다. S-OIL은 2026년 9월 3일 KTNF·GST와 통합 실증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KTNF가 서버와 시험 환경을 제공하고, S-OIL이 냉각유와 분석을 맡으며, GST는 액침냉각 장비 운영과 성능 검증에 참여하는 구조다. www.s-oil.com
이 협력이 중요한 이유는 고객이 구매하는 것이 냉각 장비 한 대의 성능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서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냉각유가 부품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지, 유지보수는 가능한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다만 실증에 장비가 투입됐다는 사실과 판매 매출은 구분해야 한다. 성균관대가 공개한 2026년 6월 협약 자료에는 GST가 1억원 규모 장비를 기증할 예정이라고 명시돼 있다. 기술 검증과 운영 경험을 확보하는 활동이지만, 이를 1억원의 판매 실적으로 볼 수는 없다. ranbiz.skku.edu
GST의 다음 사업적 변화는 이런 경험이 상업용 도입과 반복 주문으로 연결될 때 나타난다. 반도체 장비에서 쌓은 온도 제어 경험이 출발점이라면, 데이터센터 고객이 비용을 지불하고 계속 사용하는 사례는 신사업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케이엔솔 — 장비 한 대보다 생산시설 전체의 환경을 다루는 회사
케이엔솔(053080)의 사업은 공장 안으로 들어가 보면 이해하기 쉽다. 반도체 생산시설은 미세먼지를 관리해야 하고, 배터리 제조시설은 수분을 낮게 유지해야 한다. 케이엔솔은 이런 환경을 만드는 클린룸과 드라이룸의 설계·장비 공급·시공 등을 수행한다.
2026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매출 비중은 산업용 클린룸 43.4%, 드라이룸 40.5%, 바이오 클린룸 6.8%다. 세 분야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며, 연결 실적에는 교량건설 사업도 포함된다.
따라서 케이엔솔을 볼 때는 고객사의 공장 건설과 증설 일정이 중요하다. 프로젝트를 수주해도 공사가 지연되거나 원가가 늘어나면 매출과 이익이 예상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사업보고서에 등장하는 전체 수주잔고 역시 어떤 공사로 구성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액침냉각은 이러한 공조·환경 제어 사업에서 확장하려는 분야다. 다만 기존 시설 구축 경험과 액침냉각 사업의 현재 성과는 따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과거 서브머와의 협력 기사만으로 현재 사업 구조를 설명하기는 어렵다. 한국경제TV는 2026년 7월 8일 케이엔솔의 서브머 파트너십이 무산되며 개발에 차질이 생겼다고 보도했다. 계약의 변경·종료 범위는 이번에 확인한 회사 공시만으로 확정하기 어려워, 해당 보도와 회사가 직접 공개한 내용을 구분해야 한다. 한국경제TV
반기보고서에는 액침냉각 산업에 관한 설명이 있지만, 주요 품목별 매출표에서 액침냉각 매출은 별도로 제시되지 않는다. 이를 매출이 전혀 없다는 뜻으로 읽을 수는 없지만, 현재 실적을 움직이는 중심 사업은 클린룸·드라이룸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케이엔솔의 액침냉각 사업을 판단할 다음 근거는 현재의 기술 공급 체계, 실제 고객 프로젝트, 계약에서 맡는 역할이다. 장비 공급과 설계·설치를 어디까지 수행하는지에 따라 확보할 매출과 부담할 비용도 달라진다.
한중엔시에스 — 서버를 받치는 전력 시스템, 그 안의 배터리를 식힌다
한중엔시에스(107640)는 ESS 배터리의 충전·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관리한다. 주요 제품에는 냉각판, 칠러, 공조 모듈 등이 포함된다.
회사 IR의 설명에 따르면 냉각판은 내부 통로로 냉각수를 순환시켜 배터리 셀 등의 열을 전달받는다. 칠러는 냉각수의 온도를 관리하고, 공조 모듈은 ESS 내부의 온습도를 조절해 결로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각 부품이 연결돼 하나의 열관리 시스템을 구성한다. file.alphasquare.co.kr
이 회사는 ESS 관련 사업이 이미 매출의 중심이다. 2026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연결 매출에서 ESS 부품은 약 942.7억원으로, 전체의 96.87%를 차지한다. 다만 이 비중은 배터리 모듈 등 관련 부품을 포함한 사업 매출이며, 냉각 장비만의 매출 비중을 뜻하지는 않는다.
AI 데이터센터와 연결되는 경로도 GST와 다르다.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에서 배터리 시스템의 역할이 커지고, 해당 배터리 고객사의 주문이 늘어날 때 한중엔시에스 제품의 공급 기회가 생긴다. 데이터센터 투자액이 그대로 이 회사의 매출이 되는 구조는 아니다.
2026년 9월 IR에는 기존 모듈 중심 사업에서 데이터센터용 배터리 모듈·시스템으로 확장하려는 방향도 제시돼 있다. 이는 회사가 밝힌 사업 확대 계획이며, 기존 ESS 매출 전체를 데이터센터 매출로 해석할 근거는 아니다. file.alphasquare.co.kr
사업의 실행 방식에서도 차이가 드러난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고객 발주 후 통상 1~2개월 안에 납품하는 단기 주문 형태를 취하고 있어, 회사는 수주잔고의 의미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한다. 장기 공사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케이엔솔과 동일한 기준으로 수주잔고를 비교하기 어려운 이유다.
현재 실적을 놓고 보면 사업의 단계가 더 선명해진다
세 회사의 2026년 상반기 연결 실적은 다음과 같다.
| 기업 | 매출액 | 영업이익·손실 |
|---|---|---|
| GST | 2,151.3억원 | 영업이익 356.5억원 |
| 케이엔솔 | 2,521.4억원 | 영업손실 49.7억원 |
| 한중엔시에스 | 973.1억원 | 영업손실 55.0억원 |
자료: 각 사 2026년 반기보고서의 연결 손익계산서. 2026년 1~6월 누적 수치를 억원 단위로 환산·반올림했다.
이 표는 각 회사가 현재 어떤 실적 기반에서 냉각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GST의 이익은 반도체 장비 중심 사업 구조에서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전체 영업이익을 액침냉각의 수익성으로 읽을 수 없다. 케이엔솔의 손익은 클린룸·드라이룸 등 프로젝트 사업을 함께 살펴야 한다. 한중엔시에스는 ESS 사업 비중이 높아졌지만, 상반기에는 연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관련 매출이 이미 크다는 사실과 그 사업이 충분한 이익을 남긴다는 사실도 서로 다르다. 판매량뿐 아니라 제품 구성, 원가, 개발비와 운영비가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투자 확대 역시 같은 방식으로 읽어야 한다. 생산설비가 늘어나면 공급 능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실제 주문과 가동률이 따라와야 투자 효과가 손익으로 연결된다. 한중엔시에스가 추진하는 북미 생산 확대도 이 과정에서 평가할 사안이다. file.alphasquare.co.kr
고객의 선택이 매출로 이어지는 지점을 봐야 한다
서버를 더 잘 식힐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고객이 곧바로 냉각 방식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OCP의 액침냉각 보증 가이드라인은 냉각유와 부품의 호환성, 작동 온도, 유지보수 조건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고가의 서버를 장기간 운영하는 고객에게는 성능과 함께 신뢰성, 보증과 정비 체계도 구매 조건이 된다. www.opencompute.org
이에 따라 세 회사를 읽는 질문도 달라진다.
GST에서는 실증에 참여한 고객이 상업용 장비를 주문하고, 이후 추가 도입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 케이엔솔에서는 현재 확보한 기술과 공급 체계가 구체적인 고객 프로젝트로 연결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한중엔시에스에서는 배터리 고객사의 생산 확대가 실제 납품 물량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핵심이다.
이 질문들은 모두 ‘냉각 수요 증가’라는 출발점에서 나온다. 그러나 주문을 내는 고객과 구매하는 제품, 매출을 인식하는 시점은 각각 다르다. 그 차이가 실적의 속도와 변동성을 만든다.
📝 Editor’s Comment | Perspective
세 기업을 함께 살펴보는 가치는 냉각 기술의 우열을 한 줄로 정하는 데 있지 않다. 기술과 실적 사이에 어떤 과정이 필요한지 비교할 수 있다는 데 있다.
GST는 기존 반도체 장비 사업에 서버 냉각이라는 새로운 고객 시장을 더하고 있다. 케이엔솔은 시설 구축 역량이 액침냉각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한중엔시에스는 이미 큰 비중을 차지하는 ESS 사업에서 공급 확대와 수익성 확보를 함께 증명해야 한다.
KSL은 이 세 기업의 차이를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는 문제, 프로젝트를 확보하는 문제, 늘어난 공급을 이익으로 바꾸는 문제로 본다. 같은 냉각 뉴스라도 어느 문제를 해결해 주는 소식인지 살펴보면 사업적 의미를 더 정확히 읽을 수 있다.
📢 면책 조항 및 출처 안내
출처: 아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자료 확인일은 2026년 9월 25일입니다.
- GST·케이엔솔·한중엔시에스, 2026년 반기보고서 — GST 원문 · 케이엔솔 원문 · 한중엔시에스 원문, 2026년 8월 14일.
- GST, 2026 Q2 IR Materials, 2026년 8월 26일.
- 한중엔시에스, Investor Relations 2026 — 한국투자증권 NDR 자료, 2026년 9월.
- S-OIL, KTNF·GST와 액침냉각 실증 테스트 추진, 2026년 9월 3일.
-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 S-OIL·GST와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실증 협력 MOU 체결, 2026년 6월 8일 게시·6월 5일 협약.
- NVIDIA, DGX GB Rack Scale Systems User Guide — Hardware, 온라인 기술 문서.
- Open Compute Project, Warranty Guidelines for Immersion Cooled Technology Components, 2024년 4월 26일.
- 한국경제TV, 빅테크 경쟁에 80조 열린다…GST “액침냉각 첫 양산”, 2026년 7월 8일. 케이엔솔의 협력 관계 관련 내용은 해당 매체의 보도로 구분했다.
투자 위험 경고: 이 글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KSL이 사실관계와 쟁점을 정리한 정보 제공용 포커스입니다. 본문에 언급된 기업·기관의 계획과 전망은 발표 당시의 판단으로, 실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특정 증권의 매수·매도를 권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투자 결정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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