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Stock Lens기업을 보는 더 넓은 시야기록 · 해석 · 전략

[포커스] 양자컴퓨터는 정말 슈퍼컴퓨터보다 빠를까?

2026.09.24 발행

작성일: 2026년 9월 24일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보다 수천 배, 수만 배 빠르다는 발표가 나온다. 이 정도의 차이라면 신약 개발이나 신소재 연구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와 기업의 전산 시스템은 여전히 CPU와 GPU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양자컴퓨터는 정말 빠른 것일까. 그렇다면 그 속도는 어디에 쓰일까.

현재 공개된 연구를 보면 특정 계산에서 기존 고전 컴퓨터의 방법을 넘어서는 성과가 보고되고 있다. 다만 그 성과를 이해하려면 어떤 문제를 풀었는지, 무엇과 비교했는지, 결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구글과 IBM의 최근 연구는 이 세 가지 질문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1. ‘1만 3,000배 빠르다’는 발표는 무엇을 비교했나?

구글은 2025년 10월 양자 프로세서 Willow를 이용한 ‘Quantum Echoes’ 연구를 발표했다. 양자계에 작은 변화를 가한 뒤 그 영향이 어떻게 퍼지는지를 계산하는 실험이다.

구글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실험은 Willow에서 약 2시간이 걸렸다. 이를 비교 대상인 고전 슈퍼컴퓨터에서 시뮬레이션하려면 약 1만 3,000배 오래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이 비교를 위해 아홉 가지 고전 시뮬레이션 알고리즘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특정 계산과 비교 조건에서 나온 결과다. 문서 작성, 인터넷 검색, 영상 편집 등 일반적인 작업의 속도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구글은 같은 발표에서 Quantum Echoes를 분자 구조 분석에 활용하는 초기 실험도 소개했다. 두 유기분자의 실험 데이터를 양자컴퓨터로 모사해 구조 모델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 분자 분석 실험 자체는 아직 고전 계산의 성능을 넘어선 단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특정 계산에서 큰 속도 차이를 확인하는 것과, 산업 현장의 문제를 더 잘 해결하는 것 사이에는 추가 개발 과정이 있다. 어떤 연구 결과를 읽더라도 이 연결 과정을 살펴야 한다.

2. 양자컴퓨터는 어떤 문제에서 강점을 가질까?

일반적인 컴퓨터는 정보를 0과 1의 비트로 처리한다. 양자컴퓨터는 큐비트를 사용하며, 여러 상태가 결합된 중첩과 큐비트 사이의 얽힘을 계산에 활용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계산 방법이다. 중첩된 상태를 만들더라도 측정으로 꺼낼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다. 원하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얻도록 양자 연산과 측정 과정을 설계해야 성능상의 이점이 생긴다.

대표적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분자와 물질의 양자적 성질을 계산하는 일이다. 전자와 원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정밀하게 표현하려면, 문제 규모가 커질수록 고전 컴퓨터가 다뤄야 하는 정보와 계산량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이러한 양자 상태를 직접 다루는 특성을 활용한다. 분자의 에너지와 반응 경로, 물질의 자기적 성질 등을 계산하는 연구가 활발한 이유다. 이 계산이 발전하면 신약 후보의 특성을 이해하거나 촉매·배터리 소재를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양자컴퓨터의 성능을 평가하려면 그 문제에 적합한 양자 알고리즘이 있는지, 기존의 가장 좋은 계산 방법과 비교해 이점이 있는지를 먼저 봐야 한다.

3. IBM의 2026년 발표에서 중요한 것은 ‘답의 신뢰성’이다

IBM은 2026년 7월 30일 협력 연구진과 세 편의 연구를 소개하며 특정 계산에서 양자 우위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그중 Qedma·RIKEN 등이 참여한 연구는 주기적으로 자극을 받는 양자계의 자기적 성질을 최대 74큐비트 규모에서 추적했다. 복잡한 조건에서는 비교 대상으로 사용한 고전 시뮬레이션들이 서로 일관된 결과를 내놓지 못했지만, 양자 계산에서는 지속적인 진동 현상을 관찰했다고 보고했다.

이때 중요한 문제가 생긴다. 기존 컴퓨터가 정확한 답을 계산하기 어렵다면, 양자컴퓨터가 내놓은 결과는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까.

연구진은 서로 다른 오류 완화 방법을 적용한 결과를 비교하고, 일부 조건에서는 다른 종류의 양자 장비로도 실험을 반복했다. 결과가 일치하는지 확인해 관찰된 현상이 장비의 잡음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닌지 평가했다.

이 연구가 보여주는 변화는 양자컴퓨터를 복잡한 물리 현상을 조사하는 도구로 사용하면서, 결과의 신뢰성을 함께 평가하는 방법도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고전 알고리즘도 계속 개선된다. IBM 역시 발표한 성과를 공개하고 비교·검증을 이어가고 있다. 양자 우위는 계산 대상과 당시 비교한 방법을 함께 제시해야 의미를 정확하게 읽을 수 있다.

4. 큐비트가 많으면 더 강력한 컴퓨터일까?

큐비트 수는 다룰 수 있는 문제의 규모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큐비트가 많아져도 계산 중 오류가 빠르게 누적되면 복잡한 작업을 끝내기 어렵다.

그래서 양자컴퓨터의 개발에서는 규모·정확도·속도를 함께 개선해야 한다. 큐비트를 얼마나 많이 제어할 수 있는지, 오류가 결과를 망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연산을 수행하는지, 필요한 계산을 얼마나 빨리 반복하는지가 모두 중요하다.

성능 발표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구분의미확인할 부분
물리 큐비트실제 장비에서 제어하는 양자정보 단위수량과 함께 연산 정확도·연결 구조·속도
논리 큐비트여러 물리 큐비트에 정보를 부호화해 오류를 검출·정정하도록 구성한 단위적용한 부호와 실험 조건, 실제 수행한 연산
오류 완화반복 계산과 통계 처리 등으로 잡음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방법필요한 반복 횟수와 추가 계산 비용
오류 정정부호화된 정보에서 오류를 찾아 복구하는 방법추가 큐비트·연산·제어 장치의 부담

오류 정정에도 자원이 필요하고, 오류 완화에도 반복 계산 시간이 들어간다. 결국 성능은 주어진 장비와 오류 처리 방법으로 원하는 정확도의 계산을 얼마나 크게, 얼마나 빠르게 수행하느냐로 평가해야 한다. IBM도 2026년 9월 기술 설명에서 실제 실행할 수 있는 회로의 규모와 오류 처리 비용을 핵심 기준으로 제시했다.

장비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구글은 2026년 7월 강화학습을 이용해 계산 도중 제어 조건을 조정하는 연구를 발표했다. 실험에서는 인위적으로 가한 장비 상태 변화에 대응하며 양자정보의 안정성을 개선했다.

큐비트 제조뿐 아니라 제어 소프트웨어와 오류 처리, 기존 컴퓨터와의 연결까지 성능 경쟁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5. 신약·신소재 연구에서는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나?

현재의 활용 연구에서는 양자컴퓨터와 고전 컴퓨터가 계산을 나눠 수행하는 방식이 중요하다. 고전 컴퓨터가 입력을 준비하고 계산 과정을 관리하며 결과를 처리하고, 양자 프로세서는 그중 양자 계산이 필요한 부분을 맡는다.

구체적인 사례가 핵융합 소재 연구다.

2026년 7월 6일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ORNL)·클리블랜드 클리닉·IBM은 핵융합 연료 생산과 추출에 관련된 용융염 소재의 아홉 가지 분자 구성을 계산했다고 발표했다.

연구 대상인 FLiBe는 불소·리튬·베릴륨을 포함하는 용융염으로, 핵융합 장치에서 삼중수소를 생산·추출하는 데 검토되는 소재다. 연구팀은 양자컴퓨터와 고전 컴퓨터를 함께 사용해 이 소재의 전자 구조와 삼중수소 결합 특성을 분석했다.

이런 계산이 정밀해지면 연구자는 어떤 원자 배열과 조건을 실험할지 판단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연구팀도 계산 규모를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실제 소재 설계·검증에 사용할 수 있는 작업 방식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신약과 배터리 분야에서 기대하는 역할도 분자·물질의 성질을 더 잘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다만 분자 계산의 개선이 제품 개발의 전체 시간이나 비용을 얼마나 줄이는지는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후보 물질을 계산하는 단계와 실제 성능을 실험으로 검증하는 단계가 연결돼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업적 성과를 판단할 때는 계산한 분자의 규모뿐 아니라 그 결과가 실험 대상 선정이나 설계 변경에 어떤 도움을 줬는지까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6. 비트코인 암호 해독은 어디까지 가능한 이야기일까?

양자컴퓨터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암호 보안이다. 충분한 성능의 양자컴퓨터는 현재 널리 사용하는 일부 공개키 암호의 기반 수학 문제를 효율적으로 풀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 연구진 등이 2026년 3월 공개한 백서는 암호화폐 보안에 쓰이는 256비트 타원곡선 암호의 기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다시 추정했다.

연구진은 특정 초전도 하드웨어의 성능과 오류율 등을 가정하면, 50만 개 미만의 물리 큐비트로 해당 계산을 수분 내 수행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미래 장비에 필요한 자원을 계산한 연구이며, 현재 장비로 실제 암호화폐 지갑을 해독했다는 결과는 아니다.

이 추정의 의미는 공격에 필요한 장비 규모가 하드웨어 발전뿐 아니라 알고리즘 개선에 따라서도 달라진다는 데 있다. 필요한 자원이 줄어들면 보안 전환 계획에서 고려해야 할 조건도 바뀐다.

대응 기술도 준비되고 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2024년 8월 양자컴퓨터의 공격에 견디도록 설계한 첫 세 가지 양자내성암호 표준을 확정하고 전환을 권고했다.

암호 보안의 향방은 공격 가능한 양자컴퓨터의 발전 속도와 기존 시스템의 전환 속도를 함께 봐야 한다. 특정 계산에서의 속도 우위를 곧바로 모든 암호의 붕괴로 연결해서는 현재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7. 한국은 어떤 역량을 쌓고 있나?

국내에서는 연구 장비를 확보하고, 이를 실제 문제에 활용하는 인력과 작업 환경을 구축하는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연세대는 2026년 7월 공식 발표에서 IBM 양자컴퓨터와 일본 RIKEN의 후가쿠 슈퍼컴퓨터를 연계한 연구를 소개했다. 양자 기반 신약 개발 과제와 기업이 함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개념검증 프로그램도 공개했다.

같은 발표에서는 기존 Eagle 프로세서를 Nighthawk로 업그레이드하는 가을 계획을 소개했다. 이는 당시 제시된 계획이며, 장비 교체 완료와는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이 사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장비 도입 이후의 활용 과정이다. 산업 문제를 계산 가능한 형태로 바꾸고, 양자컴퓨터가 맡을 부분을 정한 뒤, 기존 방식과 결과·시간·비용을 비교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양자컴퓨터를 보유하는 것과 이를 활용해 연구 생산성을 높이는 것 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일이 국내 활용 확대의 중요한 과제가 된다.

📝 Editor’s Comment | Perspective

양자컴퓨터의 속도는 문제에 따라 평가해야 한다. 현재 공개된 성과는 일부 복잡한 양자계 계산에서 기존 방법을 넘어설 가능성과, 그 결과를 검증하는 방법이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KSL이 산업 관점에서 중요하게 보는 지점은 그 계산이 고객의 연구·설계 과정에서 어떤 판단을 바꾸는가다. 실험할 후보를 더 잘 고르거나, 기존 방법으로 파악하기 어려웠던 물성을 계산하거나, 같은 정확도의 결과를 더 적은 전체 비용으로 얻을 수 있다면 활용 가치가 생긴다.

이때 전체 비용에는 양자 연산뿐 아니라 입력 준비, 반복 실행, 오류 처리와 결과 분석도 포함해 봐야 한다. 양자컴퓨터와 슈퍼컴퓨터를 함께 쓰는 연구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보다 빠를 수 있다는 근거는 특정 계산에서 제시되고 있다. 산업을 바꾸는 속도는 그 성과를 반복해서 활용할 수 있는 작업으로 연결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

📢 면책 조항 및 출처 안내

출처: 아래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자료 확인일은 2026년 9월 24일입니다.

  1. Google Research, 「A verifiable quantum advantage」, 원문, 2025년 10월 22일.
  2.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Quantum Computing Explained」, 원문, 2025년 3월 18일 공개·2026년 5월 28일 수정.
  3. IBM, 「Researchers demonstrate quantum advantage through trusted quantum computation」, 원문, 2026년 7월 30일.
  4. IBM Quantum Learning, 「Quantum computing context」, 원문, 발표일 미표기.
  5. IBM, 「The continuous path from error mitigation to fault-tolerant quantum computing」, 원문, 2026년 9월 15일.
  6. Google Research, 「Towards a quantum computer that learns from its errors」, 원문, 2026년 7월 22일.
  7. IBM, 「Oak Ridge National Lab, Cleveland Clinic, and IBM Achieve First-Known Computations of Fusion Materials on a Quantum Computer」, 원문, 2026년 7월 6일.
  8. Ryan Babbush 외, 「Securing Elliptic Curve Cryptocurrencies against Quantum Vulnerabilities: Resource Estimates and Mitigations」, 원문, 2026년 3월 30일 공개·4월 15일 수정.
  9.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NIST Releases First 3 Finalized Post-Quantum Encryption Standards」, 원문, 2024년 8월 13일.
  10. 연세대학교, 「연세대 양자사업단, ‘퀀텀코리아 2026’에서 양자컴퓨팅 연구 성과 및 교육·산학협력 플랫폼 선보여」, 원문, 2026년 7월 10일.

성능 우위와 연구 결과는 해당 기관·연구진이 공개한 비교 조건과 검증 범위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암호 해독에 필요한 큐비트와 시간은 특정 하드웨어 조건을 가정한 연구진의 추정치입니다. 에디터 코멘트는 본문의 공개 자료를 연결한 KSL의 해석입니다.

투자 위험 경고: 이 글은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KSL이 사실관계와 쟁점을 정리한 정보 제공용 포커스입니다. 본문에 언급된 기업·기관의 계획과 전망은 발표 당시의 판단으로, 실제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특정 증권의 매수·매도를 권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투자 결정과 그에 따른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습니다.

문의: 준수 및 저작권 문의는 ksb220805@gmail.com으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업을 검색해보세요
기업명 또는 종목코드로 검색할 수 있습니다.